연재 플랫폼 리디
작가 뮤즈아
장르 로맨스
한여름 밤, 청천벽력처럼 울려 퍼진 소리에 고3이던 그녀는 신발도 짝짝이로 신고서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채로 뛰고 또 뛰었다. 뒤에서 불러대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그녀의 귀에 남은 건 그 비보였다. 무엇을 생각할 새도 없이 다가오는 불길한 느낌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신발의 밑창은 다 갈라져 있었으나 그녀는 전속력으로 뛰어갔다.
***
그를 집어삼킨 고향의 바다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에게 바다는 이제 더 이상 따뜻하고 포근한 곳이 아니었다. 그 바다는 그녀에게 속삭이던 모든 이야기를 뺏어 갔고 그 자리에 차가운 침묵만이 남았다.
“민다연 씨? 절 아십니까?”
“혹시 왼쪽 팔을 볼 수 있을까요? 건방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부탁드리겠습니다.”
“팔? 팔을 왜 그러는 거죠?”
다연은 태섭의 왼쪽 팔에 있는 별 모양 상처를 눈으로 직접 가까이서 확인해야 했다.
그녀가 한눈에 알아보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