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플랫폼 리디
작가 옹ㄴ백하
장르 GL
"너는 나를 왜 그렇게… 싫어해?"
익숙하지 않은 서주연의 의기소침한 목소리였다.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누워 있던 윤서하의 가지런한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동시에 감겨 있던 눈꺼풀이 서서히 올라갔다.
"넌 지겹지도 않냐."
약간 힘이 풀린 듯한 목소리가 윤서하의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서주연은 서운한 듯한 목소리와는 달리 오로지 궁금증만 가득한 얼굴이었다.
"안 지겨워. 그리고 몇 년째 물어보는데 이젠 이야기해 줄 만하지 않아?"
몇 년째 물어봐도 답을 안 하면 대충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해야 정상 아닌가. 윤서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입꼬리를 꽉 끌어 올렸다.
"넌 아직도 나를 모르는구나."
"내가 널 왜 몰라?"
"…서주연."
"여기 만지면 너 노래 부를 때처럼 예쁜 목소리 나는 거, 가슴 옆쪽에 작은 점 두 개 붙어 있는 거, 울 땐 어떻게 우는지, 그리고. …여긴 어떻게 생겼는지 난 다 아는데."
목 주변부터 가슴, 이젠 허벅지 뒤쪽을 감싸 안쪽으로 파고드는 손길과 함께 서주연의 말이 툭 끊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