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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수능이 끝나고 설레는 마음을 고백했다.
“최예린이 권지후를 좋아할 급이 되나?”
“뭐라고?”
아무리 제가 운전기사의 딸이고, 그가 주인댁 아들이라도 그렇지.
예린은 얼굴이 붉어졌다.
남들에게는 차가워도 자신에게는 따듯할 줄 알았다.
무려 10년이란 세월을 동고동락했으니까.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인정하지만, 그건 내 의지가 아니라 어머니의 뜻이었어. 그걸 잊은 건 아니겠지?”
있는 용기, 없는 용기 끌어모은 결과는 처참하고 비참했다.
그날 이후 예린은 독립을 결심했다.
지후의 어머니이자, DI 그룹 사모님이 내주셨던 단칸방을 나왔다.
자신은 독립했고, 그는 미국에서 돌아오지 않으니 만날 일 없을 줄 알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권지후입니다.”
하! 설마 바로 직속 상사로 발령될 줄이야.
“아무도 모르길 원합니다. 권지후 상무님도 저를 모르는 척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백한 사실도, 그와의 관계도 아무도 몰랐으면 해서 부탁했다.
“그건 최예린 대리가 하는 거 봐서. 들어주든, 말든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의 성격은 어디 안 가고 그대로였다.